CNC(MCT) 시작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현실, 칩통 청소부터 방진마스크까지
CNC(MCT)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멋있어 보이는 가공 장면만 보고 들어오면 안 됩니다. 칩통 청소, 절삭유 냄새, 가공 후 분진, 작업복에 배는 기름 냄새, 그리고 보호구까지 같이 보고 들어와야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CNC(MCT)는 보기보다 훨씬 거친 일이고, 그래서 기본을 우습게 보면 오래 못 버팁니다.
20년째 MCT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Ellern입니다. 오늘은 CNC(MCT)를 왜 흔히 3D 업종이라고 하는지, 좋게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현실부터 알고 들어오라는 뜻입니다.
밖에서 보면 이 일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도면 보고, 장비 세팅하고, 공구 걸고, 프로그램 돌리면 제품이 나오는 일처럼 보이니까요. 사무실에서 설계 조금 보고 버튼 몇 번 누르면 끝나는 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그렇게 안 돌아갑니다. 제품 하나 나오기 전까지 사람이 챙겨야 할 게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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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 하나 나오기 전에 이런 기본 작업부터 버텨야 합니다. |
물론 매력은 분명합니다. 쇳덩이 하나, 수지 한 덩어리가 내 손을 거쳐 형상으로 바뀌고, 그게 실제 제품이 되어 올라올 때 오는 뿌듯함은 다른 일에서 쉽게 못 느낍니다. 설계로만 있던 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일은 힘들어도 오래 붙잡는 사람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뿌듯함만 보고 들어오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현장에 처음 오면 멋진 가공보다 먼저 마주치는 게 따로 있습니다. 칩통 청소, 절삭유 상태 확인, 장비 하부 정리, 눌어붙은 찌꺼기 제거 같은 일입니다. 여기서부터 표정이 바뀌는 사람이 많습니다. 보기에는 기술직인데, 실제로는 더럽고 냄새나는 기본 작업부터 버텨야 하니까요.
특히 칩통 청소를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칩과 절삭유가 섞여 굳어버린 찌꺼기는 생각보다 냄새가 강하고, 청소 과정도 쾌적하지 않습니다. 막상 해보라고 하면 왜 이런 걸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장비를 오래 굴리고 제대로 유지하려면 이런 기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장비 관리가 무너지면 가공도 같이 흔들립니다.
현장은 멋있는 가공 장면보다, 남들이 피하는 기본 작업을 버티는 사람에게 더 많은 걸 가르칩니다.
가공이 끝난 뒤의 공기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절삭유 냄새가 올라오고, 재질에 따라 타는 냄새가 섞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미세하게 뜨는 연무가 사람을 먼저 불편하게 만듭니다. 눈에 진하게 안 보인다고 괜찮은 게 아닙니다. 현장은 늘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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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덜 보여도 현장은 공기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
일을 하다 보면 얼굴이 기름으로 코팅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작업복에는 절삭유 냄새가 배고, 안전화도 금방 지저분해집니다. 누군가는 자기 현장은 안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집진기가 있어서 깔끔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집진기도 관리가 되어야 제 성능이 나옵니다. 필터 상태, 흡입 상태, 청소 주기, 작업 습관까지 다 맞아야 합니다.
집진기가 있다고 해서 현장 공기가 완전히 깨끗한 것도 아닙니다. 절삭유를 쓰는 순간 장비 주변에는 흔적이 남고, 재질이 바뀌면 냄새와 미세입자 느낌도 달라집니다. 눈에 안 보인다고 깨끗한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현장은 늘 그런 식으로 사람을 속입니다.
그래서 보호구를 대충 쓰면 안 됩니다. 불편하다고 일반 마스크로 버티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그런 식으로 넘길 일이 아닙니다. 1급 방진마스크는 답답하고 자국이 남는다고 피하려는 사람도 있고, TC 세정할 때도 그냥 일반 마스크 쓰고 버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불편하다고 기준을 낮추는 순간, 부담은 결국 작업자 몸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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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다고 대충 쓰는 순간, 그 대가는 결국 작업자가 치르게 됩니다. |
요즘은 현장에 와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먼저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바닥은 말보다 결과가 먼저 나오는 곳입니다. 칩통 한 번 제대로 안 치워본 사람, 절삭유 상태를 무심하게 넘긴 사람, 냄새와 소리 변화를 못 느끼는 사람은 결국 오래 못 갑니다. 현장은 생각보다 냉정합니다.
이 바닥에서 진짜 필요한 건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본을 안 빼먹는 사람입니다.
더럽고, 냄새나고, 힘든 것까지 받아들일 생각은 있어야 합니다. 그걸 알고도 해보겠다면, 그때부터 시작입니다.